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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지식

[현대시] 시험 준비 완벽대비, 10초면 이해하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전문 및 해석, 이해와 감상

by M.Uive 2024. 2. 8.

 

백석의 시 <남신의주 유동 방시봉방>을 백석의 삶과 출제포인트를 중심으로 감상해 보자.

 

 

 

백석은 사랑하는 사람과 고향을 떠나 유랑하는 삶을 살았다.

남북분단 당시 납북되어 일찍 생을 마감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공개된 사진에는 노년이 된 백석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젊은 날 요절했다는 소문과 달리 노년까지 지내다 생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졌다.

대표작품으로 젊은 날 자신의 유랑생활을 투영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꼽을 수 있다.

 

 

편지의 발신자 주소 형식을 빌린 이 작품에서는 유랑생활 중 박씨네 집에 머물면서 지난 날을 되새김질 하고, 회환과 반성을 드러낸다. 그러다 눈을 맞으면서도 굳건히 서 있는 갈매나무를 떠올리며 자신 또한 갈매나무처럼 꿋꿋한 태도로 살아가겠다는 변화된 태도를 표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을 읽어보자.

 

 

■ 전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지두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의 제목은 편지 겉면에 쓰는 주소로 되어있다. 자신이 있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네 봉방을 드러내며 자신의 유랑 처지(시적 정황)을 드러내고 있다. 1연은 가진 모든 것을 잃고 심지어 가족과도 헤어져 유랑 중인 시적 정황을 구체화 한다. 2연은 자기 자신 조차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벅차고 힘들다고 생각하며 슬픔을 느끼고 무의미한 행위를 하는 등 무기력한 태도로 시간을 보낸다. 심지어 3연에서는 슬픔과 부끄러움에 죽음을 생각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4연에서는 운명이나 신의 섭리를 인식하게 된다. 자신의 비극적인 삶은 자신의 탓이 아닌 운명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 결과 5연에서는 자신을 탓하던 미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아가 눈과 바람과 추위를 꿋꿋이 버텨내는 갈매나무를 보며 자신 또한 꿋꿋하게 지금을 이겨 내겠다는 다짐을 갖게 된다.

 

 

■ 형식 및 표현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 자신의 부정적 상황 열거, 살뜰한과 쓸쓸한의 대조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 날이 저물고, 바람과 추위 등의 점층적 상황으로 비극성을 심화시킴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 후각 및 촉각적 심상으로 공간 형상화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지두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 무의미한 행위를 하는 무기력한 태도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 회환적 태도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 슬픔, 서러움, 부끄러움, 절망을 느낌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 그러나에서 시적 화자의 인식이 전환됨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 운명을 인식함.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 감정을 정화함.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하얀 눈이라는 시각, 쌀랑쌀랑 소리의 청각적 심상 등을 활용해 갈매나무의 굳센 속성을 형상화 함.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갈매나무는 화자의 의지를 드러내는 객관적 상관물임.

 

 

■ 핵심정리

화자 : 가족과 모든 것을 잃고 떠도는 사람

성격 : 독백적, 성찰적, 의지적

제재 : 갈매나무

주제 : 암울한 삶에 대한 비관과 반성 및 굳센 삶에 대한 의지

특징

-편지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처지를 드러냄

-부정적 상황에 대한 비관 > 인식의 전환 > 태도의 변화 구조로 전개

출전 : 《학풍》(1948)

 

 

 

이 작품은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는 '그러나', 화자의 의지를 나타내는 '갈매나무'가 객관적 상관물로 기능한다는 점,

편지의 형식을 사용해 화자의 현재 처지를 드러낸다는 점이 가장 기본이 되는 출제 포인트이다.

그외 화자의 정서를 중심으로 시의 내용을 읽어 나가는 것이 문제 접근법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