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10초면 이해하는 최승호 <아마존 수족관> 전문 및 해석, 이해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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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수족관

 

아마존 수족관 집의 열대어들이

유리 벽에 끼어 헤엄치는 여름밤

세검정 길

장어구이집 창문에서 연기가 나고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가 난다

열난 기계들이 길을 끓이면서

질주하는 여름밤

상품들은 덩굴져 자라나며 색색이 종이꽃을 피우고 있고

철근은 밀림, 간판은 열대지만

아마존강은 여기서 아득히 멀어

열대어들은 수족관 속에서 목마르다

변기 같은 귓바퀴에 소음 부엉거리는

여름밤

열대어들에게 시(詩)를 선물하니

 

노란 달이 아마존 강물 속에 향기롭게 출렁이고

아마존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했다

 

-최승호, 「아마존 수족관」

 

■ 해석

좁고 검은 골목길의 장어구이집에서는 연기가 나고,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가 나며,

기계들이 열기를 내뿜는 바쁘고 삭막한 도시의 여름밤이다.

 

골목 한 쪽에 위치한 상호 '아마존 수족관'에는

열대어들이 좁은 유리 어항 안에서 헤엄치고 있다.

 

도시에는 밀림같은 철근건물, 색색의 상품들과 간판들이

아마존의 풍경을 비슷하게 만들어내지만

이것들은 모두 생명력이 없는 풍경일 뿐이다.

 

생명력 넘치는 아마존 강은 도시에서 아득히 멀어

수족관 안의 열대어들은 고향(생명력 넘치는 아마존)이

그립고 간절하기만 하다.

 

생명력 없고 삭막한 도시의 풍광 속에 사는 열대어들에게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위로의 시를 선물하니

 

비로소 아마존 강물 속에 노란 달이 향기롭게 출렁이듯

아마존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하는 듯

도시에 생명력이 차오른다.

 

■ 내용 분석

이 시는 삭막한 도시의 여름밤을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시적 화자는 아마존에서 온 열대어들이 도시의 삭막함에 지쳤다고 생각해

시를 선물해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이때 열대어들은 현대인들을 상징한다.

형형색색의 도시 풍광은 화려하지만 좀처럼 생명력을 찾아 볼 수 없는 도시에서

삭막하고 팍팍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시를 선물하고자 함이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이 시는 비판적, 현실참여적, 상징적, 비유적 성격을 갖는다고 분석할 수 있다.

 

 

 

■ 형식 및 표현 분석

 

아마존 수족관 집의 열대어(현대인 상징)들이

유리 벽에 끼어 헤엄치는 여름밤(시적 정황_여름 밤 어두운 골목길)

세검정 길(명사 종결)

장어구이집 창문에서 연기(시각적 심상)가 나고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후각적 심상)가 난다(현재형 종결_현장감 형성)

열난(촉각적 심상) 기계들이 길을 끓이면서

질주하는 여름밤(시적정황을 감각적 심상을 활용해 생생하게 표현함)

상품들은 덩굴져 자라나며 색색이 종이꽃을 피우고 있고

철근(빌딩을 대유법으로 표현)은 밀림(은유법), 간판은 열대지만

아마존강(도시와 대조적 공간)은 여기서 아득히 멀어

열대어들은 수족관 속에서 목마르다 (역설적 표현)

변기 같은 귓바퀴에 소음 부엉거리는(직유법과 청각적 심상으로 도시의 풍광을 부정적으로 표현)

여름밤

열대어들에게 시(詩)(생명력을 회복하는 대안)를 선물하니

 

노란 달이 아마존 강물 속에 향기롭게 출렁이고

아마존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했다(시각적, 후각적, 청각적 심상으로 생명력 회복한 상태를 표현)

 

 

■ 핵심정리

-정황 : 삭막한 도시의 여름밤에 아마존 수족관의 열대어들을 관찰함.

-화자 : 삭막한 도시에서 생명력을 상실해 가는 현대인들에게 연민을 느낌

-소재 : 열대어(현대인 상징), 시(생명력 회복을 위한 내적 성찰), 세검정길(도시를 의미) vs 아마존강(생명력 넘치는 공간)

-주제 : 삭막한 도시에서 생명력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연민과 위로